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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주일학교를 살리자
작성자 : 운영자(kylggc@hanmail.net)  작성일 : 2008-06-07   조회수 : 138
교회교육… 다시 시작합시다!


서울 시내 한 복판, 그것도 강남 지역에 위치한 개척교회에서 2년 째 아동부를 지도하고 있는 전도사 정모 씨. 요즘 정전도사는 교회 가기가 두렵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개척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이들은 10명도 안됩니다. 매주 토요일 학교 앞에 나가 전도를 하지만 그것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위치적으로도 강남에 있다보니 아이들이 작은 교회는 오지 않으려 하구요. 사실 개척교회여서 부족한 것이 많아요. 아이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것이 더 많죠. 그래서인지 열심히 기도하고 전도하는데도 아이들이 모이지 않아 무척 속상합니다. 다 제가 부족한 탓이겠지만요….”

비단 개척교회뿐 아니라 대형교회 역시 교회학교 학생의 감소는 큰 골칫거리다. 1만 명이 넘는 신도 수를 자랑하는 모 교회도 학생들의 감소로 대책이 부산하다고 한다. 이 교회에서 중등부를 지도하고 있는 김모 전도사는 등록된 학생은 200명이 넘지만 출석하는 학생은 1/4인 50명 정도라고 심각하게 말했다. 김전도사는 “학생들을 세상에 많이 빼앗기고 있다”며 “재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요즘 학생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몇몇 현상을 가지고 ‘한국교회교육이 흔들리고 있다’라고 말한다면 심한 비약일까? 하지만 실제로 많은 교회의 교회학교 지도자들이 학생수의 감소로 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 교단 총회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외적으로 교회학교가 매년 5∼9%의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상도중앙교회 박봉수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의 교회교육을 “응급실에 숨이 넘어가는 환자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것과 같다”고 평가하며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비록 박 목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한국교회 교회교육이 중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 교회교육 종사자들의 시각이다.

많은 교육 관계자들은 현재 나타나는 교회교육의 침체는 절대 갑작스런 현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성장제일주의에 빠진 한국교회들은 교회의 구조 속에서 교회학교 학생들을 철저히 배제시켰다. 일선 교회들이 학생교육보다는 성인교육에 더 큰 투자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한국교회 교회교육이 급속한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목회자의 마인드가 변해야 교회교육이 산다
교회교육이 침체된 가장 큰 요인은 각 교회에서 교육적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교육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들은 교회학교에 대한 목회자의 마인드가 변하지 않는다면 교회교육은 결단코 발전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전국 최대의 교회학교 규모를 자랑하는 꽃동산교회(김종준 목사). 매 주일 모이는 학생들의 숫자가 2,500∼3,000명 정도다. 꽃동산교회 강장식 전도사(초등부)는 “담임목사님의 교육적 마인드가 젊은 전도사들보다도 앞서간다”며 “항상 효과적인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한다. 단기적인 안목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목회자의 마인드 변화가 현재로서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목회자들은 교육에 대한 투자는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임을 기억하고 나아가 교회교육을 살리는 것이 21세기 한국교회를 살리는 지름길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실전보다는 이론에 강한 '교육 전도사'
대부분의 교회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교육전도사’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대형교회처럼 전문화된 교육전담 목회자가 있지 않은 이상, 대부분의 교육전도사들은 어느 부서를 맡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만능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규모가 작은 교회는 교육전도사 한 명이 몇 개의 부서를 맡는 경우도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육지도자들은 어느 한 분야에 열정을 쏟을 수 없는 구조적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 교육전도사들이 활동하는 시기가 신학대학 혹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 교육전도사들은 실천적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현장에 뛰어들게 된다.

그러나 신학대학(원)을 졸업한다 하더라도 실천적 분야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현장에 나갈 수는 없다. 장신대(총장 고용수)에서 교육목회를 강의하고 있는 박봉수 목사는 “각 신학대학에서 교육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신학대학 학생들이 이론적 과정에 치중하고 실천적 학문을 싫어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실 대다수 신학대학(원)은 실천적 학문보다는 이론적 학문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사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커리큘럼의 계발은 한국교계가 풀어나가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교사 교육의 부재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서 교사교육 또한 필수적이다. 하지만 몇몇 대형교회를 제외하고 체계적인 교사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또 규모가 작은 교회는 교사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바로 교육현장에 투입되는 예가 허다하다. 결국 이런 악순환으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도 교회교육의 어두운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장신대 기독교교육연구원 최재련 목사는 “한국교회가 일꾼을 세우는데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한 명의 교사가 한 아이의 일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책임 있는 교사를 육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30년 째 교회교육에 몸담고 있는 전천혜 교육사(장석교회) 역시 “현재 교회학교 교사들은 예전과 같이 헌신된 마음이 부족하다”며 “전문성은 없더라도 헌신하는 마음만 있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사들도 나름대로 항변한다. 중·소형교회의 교사들은 대부분 한 명이 여러 개 부서 일을 맡아야 한다. 때문에 일인다역을 감당해야 하는 교사는 주일이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젊은 교사인 경우, 오전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그 후에는 성가대는 물론 청년부 활동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일선 교사들은 “평일보다 주일이 더 피곤하다”고 털어놓는다.


때로는 과감하게 투자하자
교회학교 현실을 꼬집는 말이 있다.
“19세기 교육환경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것.”요즘 학생들은 과자 먹기 위해 혹은 공책 몇 권 얻는 재미로 교회에 빠지지 않고 다녔던 예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향상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이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교회교육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아동부를 지도하고 있는 박모 전도사는 “요즘엔 선물로 공책을 줘도, 간식으로 빵을 줘도 시시해 한다”며 “학생들의 욕구는 점점 높아지는데 교회에서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더욱이 컴퓨터와 인터넷의 빠른 보급은 학생들의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켰다. 그 결과 예배시간에 컴퓨터, 파워포인트, 빔프로젝트 등 고가 기자재를 사용하는 교회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기자재는 대형교회의 이야기일 뿐, 일선 교회에서 빔프로젝트와 같은 고가(高價) 기자재는 그림의 떡이다. 결국 대부분 교회는 비교적 평이한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수준에서 아이들을 잡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떤 교역자는 “단순히 프로그램 몇 개 바뀐다고 변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멀티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는데 교회는 이들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그래도 예배를 드리러 와서 한 시간 동안 앉아 있는 아이들은 그래도 인내심이 있는 아이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런 아이들이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찾아올 수 있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기다.


최고의 기자재는 사람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숫자가 감소되기 때문에 한국교회 교회교육이 침체라고 평가 절하하는 것은 어쩐지 무리가 있을 듯 싶다. 때문에 ‘수적인 성장이 교회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한국교회를 가장 피폐하게 만든 것이 대형교회 위주의 성장주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최재련 목사(장신대 기독교교육연구원)는 “교회교육마저 부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적인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가시적이고 단기적인 효과만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영적 성장을 도외시하는 것이 한국교회 교육의 어두운 단면이라는 것이다. 최목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적 무장이라고 말한다.

“최고급 기자재만 들여오면 아이들이 옵니까? 아닙니다. 외적 요인이 침체의 요인이 될 수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먼저 영적으로 강하게 무장된 교회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부터 학생에 이르기까지 영적인 무장이 되어 있다면 그것으로 교육의 목표는 이룬 것입니다.”

장석교회 전천혜 교육사 역시 최 목사와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전 교육사는 교회교육에는 세상의 교육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세상에 없는 것으로 과감히 승부해야 합니다. 좋은 기자재를 보기 위해서 아이들이 교회에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보다는 사람을 보기 위해 오는 것입니다. 세상에 기계가 있다면 교회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죠. 최고의 교육적 자재는 바로 사람입니다.”


상도중앙교회(박봉수 목사)는 올해부터 교육구조를 파격적으로 개편했다. 1학년부터 6학년으로 나눠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 분반공부를 폐지하고 아동부를 통합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 획일적 예배방식에서 벗어나 드럼, 키보드 등을 이용해 예배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 간다. 그렇다고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철저히 셀(cell)중심의 교육을 펼쳐 예전보다 더 깊은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예배 시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천혜 교육사(장석교회)는 “예배시간이 너무 짧아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회는 일주일에 한 시간 다녀오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전 교육사는 오래 전부터 ‘확장주일학교’를 실시하고 있다. 일년에 세 달은 세 시간 이상 주일학교를 진행한다.

긴 시간을 이용, 예배다운 예배, 교육다운 교육, 풍성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전교육사는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다음 세대를 위한 확실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교육전문가들은 한국 교회교육을 이대로 방치하면 10∼30년 이내에 문을 닫아야 하는 교회학교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금의 학생들을 ‘N세대(Net Generation)’라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틀린 또 하나의 세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수수방관 할 수는 없다. 각 교회는 기성세대와 문화적 코드가 다른 아이들을 위한 과감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적절한 문화적 도구를 활용해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복음을 심는 일은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한 투자일 것이다.

박봉수 목사는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올해는 각 교회들이 교육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맞춰보자. 그래서 아이들이 정말 가고싶은 교회를 만들어보자. 어른의 눈높이에서 교육을 준비하는 건 아이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현재의 아이들을 과거의 틀 안에 가두려고 하지 말자. 우리는 지루함에 못 이겨 소리치는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들어야 한다. 복음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들을 수용하자. 이런 노력으로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교회교육을 일으켜 나가자.”
(월간 <교회와신앙> 2002년 1월호).
서대경
dkseo@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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