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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길 목사 특별인터뷰
작성자 : 운영자(kylggc@hanmail.net)  작성일 : 2008-06-07   조회수 : 84
"신앙의 추상화에서 벗어나라"

지난 10월 30일 한신목회개발원(원장: 이중표 목사) 주관으로 열린 목회자 세미나에 강의차 방한한 이연길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강의 하나를 끝내고 나오신 이목사님의 와이셔츠는 열강으로 인해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땀닦을 겨를도 없이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목사님은 피곤한 기색을 하지 않고 자신이 주창한 ‘말씀목회’에 대해 거침없이 털어 놓았습니다. 말씀이 삶의 원천이고, 말씀이 교회 성장의 원동력이고, 말씀 위에 성령이 역사하신다는,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그의 확신은 13년된 빛내리교회를 '핍박으로 목회자가 순교하여 없어져도 굴러가는 생명력 있는 모임'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목사님은 말합니다.

"무조건 큰 교회 답습하고, 목회자 설교 스타일, 교육 스타일 따라 하면 안됩니다. '큰 교회 만들겠다'는 망상도 버리십시오. 고민을 하고 일부러 고생도 해 보고, 하나님을 직접 체험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체험을 말씀으로 가르칠 수 있고, 성도들은 삶에 자신의 신앙을 뿌리 내리게 됩니다."

이목사님이 13년 동안 이민목회를 하면서 미국문화에 맞게 정착시킨 '오이코스' 전도, 집사도 아닌 사람이 장로들 4명을 앉히고 성경공부를 가르치는 '소그룹 성경공부' 등 빛내리교회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편집자 주).



▲자신이 주창한 '말씀목회'에 대해 역설하는 이연길 목사(좌측).


▶ 이렇게 바쁘신 중에 시간 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아니,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 이번에 특별히 <말씀목회 패러다임>을 출판하셨다고 하는데 축하드립니다. 책이 쓰인 동기와 목적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 지금 한국교회 목회가 주먹구구식으로 되어 가고 있습니다. 과정도 없고 방향도 없는 목회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시작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살아가고 있거든요. 말씀 목회 패러다임은 제가 만들려고 해서 만든 게 아니고 하다 보니 패러다임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야구 베이스 홈 4개를 만들고, 그에 맞게 교인들 기초 훈련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이 패러다임을 기초로 교인들을 “지도자화”하자는 거예요. 저는 제자화란 말을 안 쓰고 있습니다.

교인들의 은사계발을 하는 것이죠. 교인들이 자기 은사를 갖고 일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와 선교를 하자는 것인데, 우리의 최종 목표는 바로 이것이라고 봅니다. 최종적으로 교회의 목표를 이뤄가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패러다임 가운데 교인들 전체가 돌아가니까 교인들이 자기 신앙의 위치를 바로 파악하고 성장하는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나는 기초, 나는 지도자, 나는 은사계발 단계, 봉사 단계, 나는 전도단계”라는 것을 알고 자신들이 이해하며 발전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교회가 전체적으로 한 목표를 향해서 나간다는 거죠.


▶ 이러한 패러다임을 얻게 된 것은 목사님의 경험 속에서 나온 건가요?

- 경험에서 나왔는데 많은 목사님들과 대화를 통해서도 얻게 되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어느날, ‘아! 이게 한국교회에 필요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3년 전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저희 교회는 은사계발을 시켜서 교인들이 각기 받은 은사를 통해서 봉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제도 목사님들을 만나서 ‘지금 한국교회가 은사계발에 대한 관심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왜 없어진 줄 아십니까’라고 물었더니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교인들 신앙이 성장하지 않는 어린아이 신앙인데 은사를 가르치려 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신앙의 성년이 되면 은사활용을 하지 말라고 해도 자신이 찾아서 하게 됩니다. 신앙에 단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교인들의 신앙의 단계를 무시해 버리고 그냥 아무 때나 은사계발을 시켜 주면 다 되는 것인 줄 잘못 알고 있습니다.


▶ 특별히 이 방법이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빛내리교회를 더욱 성숙하게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그렇죠. 저희 교회에서 실천한 것을 책으로 만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실습해서 패턴을 이뤄놓고, 말씀목회라는 것이 막연한 한국교회에, 이 패러다임을 통해서 교회가 성숙해 가는 것을 보여 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 그런 측면에서 목사님께서 보시는 한국교회는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군요. 잘하는 교회도 있다고 봅니다. 패턴은 없지만 잘 되어 가는 교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목사님들이 중구난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좋다는 것은 이것저것 다 써보는 겁니다. 그래서 교인들은 만년 실험대상으로 살다가 끝나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런데 릭 워렌 목사가 <새들벡 이야기> 속에서 그런 고백을 한 일이 있습니다. ‘자신은 베이스 하나 만드는 데 10년씩 걸렸다’고 말입니다.


▶ 그러면 목사님은 너무 짧은 시간에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닌가요?

- 저는 13년만에 만들었고, 그분은 20년만에 네 베이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 목사님께서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서 모델교회로 보시는 곳이 있나요?

- 한국교회에서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제가 보기에 역시 새들벡교회가 모델입니다. 저는 윌로우크릭교회보다 새들벡의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교회의 목표가 분명히 있고, 전 교인이 그를 향해서 성숙해 가고 있습니다.


▶ 그레이스 커뮤니티 처치 같은 경우에는 그곳에서도 은사 활용은 대단하거든요. 그런데 상당히 무거워요. 부흥도 빠르지 않고요. 또 윌로우크릭교회나 새들벡교회로 가면 갈수록 부흥이 잘되고 분위기는 가볍게 진행되죠. 한마디로 ‘재즈화’ 되어 가는 느낌이죠.

- 그런데 제가 이 책을 쓰면서 그런 느낌을 느꼈고 강조했는데 윌로우크릭이나, 새들벡이 침례교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죠. 침례교회가 주일학교의 성서연구를 계속해 온 바탕 위에서 발전시켰습니다. 저는 우리 한국교회들이 예장이면 예장다운 어떤 교회의 목회 전통을 세워 나가야 된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꿩잡는 게 매’라고 해서 무조건 교회 성장만 시키려고 들지 말고요. 그래야 후배들이 그 방법론을 딛고, 성장해서 교회를 이뤄나가는 것인데 우리는 지금 후배들에게 남겨 줄 바탕을 그렇게 많이 남겨 놓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결국 이 패러다임 속에서 그러면 구체적으로 입증될 수 있는 것은 전도열매가 얼마나 맺혀졌는가로 볼 수가 있을 텐데, 그런 측면으로 보았을 때 목사님의 빛내리교회는 어떤가요?

- 저희 교회는 한해에 갑자기 부흥된 것이 아니고 13년 동안 매년 증가했죠. 저희 교회는 수평이동은 별로 없고, 다른 곳에서 이사와서 나오는 교인, 전혀 신앙이 없었는데 나오는 경우도 많았죠. 후자의 경우가 약 30%이고, 60%는 외부에서 이사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 불신앙자가 교회에 나오는 30%의 비율이 더 높아져야 좋을 텐데요?

- 그래요. 거기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 전도에 성공했다는 교회들을 보면 대부분은 불신자보다는 수평이동이 많죠. 새로 이사와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쨌든 새가족이 왔을 때 기초훈련은 무엇을 시키시나요?

- 기초훈련은 8주 동안 예수 그리스도, 삼위일체, 예배, 이런 것을 시키죠. 그리고 이 기초훈련은 외부에서 이사를 왔든, 신앙이 있든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 이런 기초 훈련은 장로님들도 구원의 확신이 없는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어떤 사람은 예수를 믿었다고 하는데 성경도 못 찾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기초훈련은 제가 직접 합니다. 8주를 거치면서 중생한 사람인지, 어느 정도 훈련을 받았는지 다 파악하는 것이죠.


▶ 지도자 훈련의 기간과 내용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십시오.

- 지도자 훈련은 12주 과정을 밟으면서 성서해석과 소그룹을 다루는 법, 그룹 다이나믹스, 지도자의 인격, 교회 섬기기를 가르칩니다. 은사계발은 10주 동안 하는데 모든 교재를 제가 만들었습니다. 전도프로그램은 따로 안 만들고 ‘오이코스’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저희가 노방전도도 해보고 하는데 이민자들은 한국보다 더합니다. 전도하면 전화번호 주소 다 써 주는데, 20명을 받아서 들어와 전화해 보면 20명이 다 가짜입니다. 그래서 노방전도로는 100% 안됩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예수 믿는 사람이 접근하는데 안 믿는다고 하면 괴롭다는 겁니다. 무조건 믿는다고 하고, 주소를 달라고 하면 다 가짜로 쓰는 겁니다. 그래서 이민교회에서 노방전도가 잘 안됩니다.

저희는 ‘오이코스’ 전도를 해요. 교제라는 말 즉 ‘오이코스’는 식구라는 말인데 한 가정이 다른 가정을 식구로 삼는다는 거에요. 저는 이렇게 말해요. ‘전도하지 말아라. 무조건 이웃을 도와줘라’고 합니다. 가정에 초대해서 밥도 같이 먹고 여행도 같이 하라는 거죠. 그러다 보면 전도 받을 사람이 답답해서 ‘야, 나에게 언제 교회 가자고 할 거냐’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예요. 저희 교회 교인들은 그렇게 해서 전도된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된 분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한국교회와는 전혀 다른 풍토에서 전도방식을 택한 거죠.


▶ 그런데 목사님의 책은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를 상대로 하셨나요, 아니면 한국에 있는 한국교회를 상대로 하셨나요.

- 한국에 있는 한국교회입니다.


▶ 미국에 계신데 한국교회에 어떻게 이 방법을 정착시킬 수 있을까요?

- 제가 매년 한국에 나와 목회자들을 만나보면서 많이 느꼈고, 목회자들이 그런 요청을 하더라구요. 분명한 도표를 보여 주면 우리가 그것을 놓고 따라갈 수 있는데 그것이 없으니까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분들을 돕고자, 이민교회보다는 한국교회를 돕고자 하여 쓰게 된 거예요.


▶ 이번에 한신에서 초청을 받은 것이 놀라운데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 한신교육원의 김원배 박사가 우연히 아틀란타로 왔다가 저를 만났어요. 그런데 제가 집회를 하는데 저녁예배, 새벽예배 다 참여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저를 만나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한신을 도와달라’는 거예요. 내가 ‘어떻게 돕냐? 나는 도울 수 없다’고 했더니 충분히 도울 수 있다는 겁니다. 아마 김원배 박사가 저를 본 것은 두 가지였던 것 같아요. 순수하게 목회자적인 측면만 갖고는 한신쪽과는 이야기가 안되고, 목회와 학문이 겸비된 사람이 와서 얘기해야만 한신쪽 사람들이 듣는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와서 학문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고 목회적인 경험을 얘기하면 들을 것이라는 겁니다.


▶ 강의하시면서 소감은 어떠신지요.

- 재미있습니다. 저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20세기, 21세기를 다섯 가지의 시대의 흐름으로 나누는데 그것에 비추어 보면 기장의 판도가 나타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21세기가 합리주의에서 초자연주의로 넘어가는데, 전에 기장의 교회들이 하던 성서비평학은 합리적인 것으로, 이미 이것은 20세기에 끝난 것인데 그것을 붙들고 있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가족이 핵가족화 되고, 사회가 핵화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꾸 분열하고 있습니다. 제가 젊은 교인들한테 배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목회를 구체화된 계획으로 세워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는 겁니다. 예를 들면 교육목표를 정할 때도 ‘사랑이 있는 교회’ 그것은 교회 목표가 아니라는 거죠. 구체적으로 ‘누구든지 만나면 먼저 붙들고 인사하는 교회’, 이래야 목표가 된다 이거죠. 그러니까 검증할 수 없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는 거예요. ‘선교하는 교회’ 이것도 마찬가지죠. 전도를 하면 우리 교인 숫자를 다 계산해서 우리 교인들이 만일 400명을 전도할 수 있으면, ‘400명 전도하기’ 그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11월 18일 전도주일인데, 한 구역이 두 사람씩 한다고 계산하니까 289명이 나와요. 그래서 ‘289명 전도하기’ 이렇게 했습니다. 그래야 내 몫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이해한다는 거예요. 요즘 젊은이들에게 제가 배운 거예요. 이와 마찬가지로 ‘1년에 두 교회 세우기’, ‘고아 100명 돕기’, 이런 식으로 하니까 돈이 넘치게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현대인들은 오히려 논리적인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디지털로 전환하지 않고는 교회가 안 되는 거예요. 오늘 세미나에서 그 얘기를 했어요. 예수님의 모든 설교가 디지털이었다고. 이것을 분석해 놓으니까 ‘기장’측은 20세기 교회예요. 그래서 21세기로 넘어가게 되면 새 패러다임 없이는 당신들은 안 된다라고 했더니 반응이 좋습니다.


▶ 이것은 유독 ‘기장’측의 문제만은 아닐텐데요. 한국교회가 이렇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저는 우리 목회자들이 신앙을 추상화시켰다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는 설교를 해도 교인들이 그대로 살기 어려운 설교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교인들이 따라가다 보니까 이것은 도저히 현실과 너무 안 맞으니까 포기해 버리지 않았는가라는 거죠. 그래서 한국교인들에게 two personality가 생겼습니다. 교회에 가면 교인의 인격이 생기고, 사회에 가면 사회의 인격이 따로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서는 별짓 다해도 양심의 가책이 없고,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릴 때만 신앙의 인격을 찾으면 되도록 되어 있어요. 이것이 문제입니다.


▶ 여기에 대한 처방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 성서를 우리의 삶으로 끌어내리라는 것입니다. 성서는 이야기인데 성서를 이야기로 풀면 우리 삶의 이야기인데 그것을 신학화할 때는 삶과 괴리가 형성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중생이라고 하면 신비스럽게 생각해요. 중생했다는 사람도 그것을 신비스럽게 얘기하고, 중생하지 못한 사람도 신비스럽게만 생각하는데 중생은 아주 간단해요. 내가 볼 때는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물을 때 니고데모가 하나님의 나라 이야기를 하니까 예수님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얘기한 것은 ‘너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이야기거든요. 루터는 그것을 ‘nothing’이라고 얘기해요. 이 ‘nothing’에서 ‘being’으로 태어나는 것을 중생이라고 하는 거죠.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 천국의 관점에서 보면 니고데모는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입니다. 그 아기가 천국의 백성으로 태어나면 그게 중생이에요. 그렇게 중생을 얘기하면 우리 교인들이 분명해져요. 중생이라는 말 속에는 아기로 태어난다는 말과 태어나서 성장한다는 말이 전제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믿음에서 성장이라는 것을 빼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삶이 이루어지지 않는 겁니다. 애기로 태어났으면 자라야죠. 그런데 우리 교회는 태어난 지 10, 20, 30년이 되었는데도 아기로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 이런 분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는 것은 그가 가진 생명력에 의해서 자라는 건데 그렇게 보면 진정으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 그렇죠. 루터가 5가지로 신앙의 성장을 나타낸 것이 ‘nothing’에서 ‘being’, ‘being’에서 ‘growing’, ‘growing’에서 ‘act’ 자기 스스로 해 나가는 것, 그리고 ‘be acted’ 누구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을 최종 단계로 두었더군요. 이것은 성령충만한 단계로 이해가 됩니다.


▶ 목사님, 성숙한 신앙을 구체적으로 말할 때 무엇을 지적하고 싶으신가요?

- 제가 전 시간에 목사님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예를 많이 들었는데 여호수아 5장에 군대장관이 나옵니다. 하나님을 나를 돕는 분으로 삼는 것이 아니고, 내 인생의 주권자로 삼는 겁니다. 우리 교회와 가정과 삶의 주권자로 삼으라는 겁니다. 그분이 나를 인도하는대로 따라 사는 거예요. 느리고 어렵고 힘들지만, 내 욕심 버리고 따라 가는 겁니다. 아마 루터가 ‘be acted’라는 말을 쓴 것도 그런 의미였다고 봅니다. 에스겔서에 헤엄칠 만큼 되었다는 단계가 그 단계라고 보고 싶어요. 나를 포기하라는 거죠. 그래서 <캐더린 마샬>은 좀 심한 표현을 써요. ‘자기학살’이라고. 자기를 죽이고,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온전히 살고, 그리스도를 위해 살아가는 겁니다.


▶ 바울은 두가지 얘기를 하거든요. ‘내가 죽었다’고도 하고, ‘내가 매일 죽는다’고도 하고. 그러니까 영단번에서 한번의 죽음이 있고, 매일 죽는 게 있는 것이죠. 우리는 이 두번째가 안 되는거죠.

- 우리가 죽었다고 해도 매일 우리의 육신이 살아나거든요. 그래서 매일 자기를 죽이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주님을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 구체적으로 죽는다는 것도,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도 죽지만 기도를 통해 육신의 소욕이 죽거든요. 그런데 한국교회가 기도를 많이 강조하는데 왜 안될까요?

- 저는 한국교회가 기도를 많이 하는 데 대해 비판이 많은 사람입니다. 내 삶은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을 내 편으로만 끌어들이려합니다. 하나님은 하나의 이용물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게 기도라면 기도는 잘못된 거예요. 내가 하나님 편에서 서서 살아가며 기도할 때 그게 온전한 기도라는 겁니다.


▶ 기도는 내 뜻 갖고 들어 갔다가 하나님의 뜻을 찾아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도를 처음부터 성숙한 자세로 한다기 보다는 기도를 하면서 성숙해 가는 요소가 있지 않나요?

- 그런데 기도를 하면서도 자기를 못 깨닫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구요. 가르쳐 줘야 해요. 인간이 뭐고, 하나님이 뭔가를.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쳐 줘야 온전한 기도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결국 기도 많이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이유와 목적과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죠? 제가 목사님 교회에 가서 보니까 목사님의 교회가 셀교회화 되어 있더군요. 현재 한국교회는 셀교회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목사님의 교회는 셀교회에 대해서 연구를 하셔서 목사님 것으로 만드셨나요? 아니면 목사님이 하시다 보니 그렇게 된 건가요?

- 하다보니까 그렇게 되었어요. 이미 우리는 시작을 해왔어요.


▶ 그런데 셀교회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목사님의 셀교회화된 부분의 차이점도 있나요?

- 여러 가지가 있어요. 지금 셀을 하려고 하면서도 안되는 이유가 셀을 만들어서 이용하려고 하는 목적으로 셀을 만드는 것 때문입니다. 교회의 어떤 부흥이나 전도의 도구로 쓸려고 하는데 셀은 자체가 생명이에요. 자체가 먹고, 성장하고 건강해지고, 그러면서 자연히 일하게 되는게 셀이라고 봅니다.


▶ 저는 셀교회를 주장하는 분들이 가정교회가 오늘날 모이는 교회보다 더 생명력 있는 교회인양 주장하는 부분은 셀교회의 신학적 오류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저가 볼 때도 셀교회의 모순이 몇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이것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고, 하나는 말씀이 기초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냥 인간 사귐과 전도를 목적으로 삼는 것, 그런 것은 셀교회가 앞으로 어떤 위험을 당할지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셀교회는 철저히 하나의 생명이기 때문에 셀교회 자체가 존중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율권이 주어져야 하고 말씀이 공급되어야 하고, 스스로 성장하도록 하면서 자체적으로 어떤 힘으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데 사람들이 조급합니다. 이것을 하려면 적어도 15년 이상은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당장하려고 합니다. 저희도 우리 소그룹이 셀의 성격, 교회의 성격을 지니기까지는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 그에 대한 목사님의 만족도는 얼마나 되세요?

- 지금은 약 8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 마디로 말해서 ‘빛내리교회’ 그러면 건물은 생각나지 않고, 흩어져서 사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만큼 이제는 삶의 현장에서 빛내리교회가 성장하는 모습이 된 것입니다.


▶ 빛내리교회의 셀교회의 구조나 성장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 우리는 두 가지 구조를 갖고 있어요. <사도회>라는 구조를 갖고 있고, 하나는 <구역>을 갖고 있습니다. 사도회는 매주 모이고, 친교 모임을 따로 갖고, 리더 모임, 말씀 공부, 봉사, 친교, 선교까지 다 합니다. 사도회에서 선교사들까지 정해서 선교하죠. 헌금도 자율적으로 알아서 모아서 내죠. 교회에서 통제도 안해요. 그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큰 것을 할 때 비용이 모자라면 교회가 도와줍니다.


▶ 선교는 잘 되나요?

- 우리가 보낸 선교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로는 정확하게 집계가 되지 않지만 한 50여 개가 됩니다. 몇 만 불($)에서 몇 천 불까지 선교사들의 프로젝트에 의해서 알맞게 도와 드립니다. 작년에는 선교 예산을 약 80만 불 세웠어요. 교회 예산의 1/3을 상회하는 액수입니다.


▶ 사도회의 숫자와 훈련 방법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 사도회는 50개가 되고, 기초훈련, 지도자 과정을 밟은 후에 지도자로 세운 다음, 매주 저하고 공부를 하면서 목사의 신학과 신앙을 그대로 전달받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그 지도층이 교회를 이뤄나가는 거예요. 그 사람들의 신앙과 의식이 교회를 이뤄가는 것입니다. 한 사도 그룹이 할 수 있는 일은 한 사도 그룹이 하되, 몇 개가 연합하려면 몇 개가 연합해서 돕고, 그것이 끝나면 또 해산합니다.


▶ 사도회 하나는 몇 명으로 구성되죠?

- 보통 열 명 선에서 구성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곳은 넘어가는 경우도 있죠.


▶ 사도회의 지도자들 명칭을 사도라고 하나요?

- 아니요, 그냥 인도자라고 해요. 그 사람들이 목사예요. 이를 테면. 교인들이 흩어져서 활동을 많이 하는데 정말 멋있게 사역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젊은 부부인데 아내의 어머니가 아파서 둘이 함께 한국으로 나가서 두 달 정도 체류하고 오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남편 아이들 돌보는 일을 구역 식구들이 다 해 준 거예요. 아내가 돌아와 보니 냉장고가 가득차 있더래요. 이것을 보고 아내가 감동을 한 거예요. 남편에게 ‘당신은 냉장고에 뭘 사서 넣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내 사정을 알고 다 채워 놓았냐’고 하자 남편이 ‘구역 식구들이 다 해놨다’고 하는 거예요.


▶ 사도회와 구역조직이 겹치지는 않나요?

- 겹칩니다. 그 점 때문에 못 없애는 겁니다. 사도회만 하면 같은 계층만 모일 수 있기 때문에. 상하 공동체로 만나기 위해서는 구역이 필요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못 없앴어요.


▶ 비율은 어떻게 되죠?

- 구역은 지역으로 대체로 모이고, 활동은 사도회가 훨씬 많이 하고, 그런 식이죠. 구역은 그저 한달에 두 번 모여서 친교하거나 새신자들을 돕죠. 구역은 70개 정도 되요.


▶ 구역의 지도자와 사도회의 지도자는 겹치지 않나요?

- 그것은 중복이 안됩니다. 훈련은 똑같은 과정을 밟습니다. 우리 교회는 한 사람이 하나의 직분을 가집니다. 그렇게 하니까 우리 교인들의 80, 90%가 실제로 활동하는 교인이에요. 놀고 있는 교인이 없어요. 주일에 만나서 성경공부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다음에 나가서 자신들이 친교모임을 갖고 거기서 전도초청을 하죠.


▶ 리더를 자주 바꾸시나요?

- 2년마다 한 번씩 바꿔요. 그룹 자체도 바뀌죠.


▶ 리더가 또 회원이 되기도 하나요?

- 예. 2년하면 반드시 회원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리고 또 지도자 훈련을 받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5년 근속이라는 말은 아무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성가대나, 주일학교 교사나 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 참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목사님 교회는 교육수준도 뒷받침도 되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지 못한 교회는 어려움이 많지 않을까요? 셀교회하는 분들은 어느 교회나 가능하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상적이지 현실적인 견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우리 교회나 한국교회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성경공부예요. 성경을 공부하니까 자신들이 우리 교회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뭔가 우리가 잘못해 왔다고 자각하면서 변화되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독점하는 사람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이 직분 하나를 갖고 있을 뿐입니다. 장로도 직분을 갖게 되면 한가지만 갖게 됩니다. 당회원으로서 밖에 활동할 수 없죠. 그럴 경우 성경공부 지도자는 못합니다. 구역장도 못합니다. 그래서 장로가 구역에 들어가면 구역원입니다. 성경공부반 들어가면 성경공부 멤버일 뿐입니다. 여기에서 집사에게 장로가 성경 배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성경말씀이 우리 속에 박히니까 성숙해지면서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어요.


▶ 그 과정에서 잡음은 없었나요?

- 처음에는 있었죠. ‘왜 우리가 평신도에게 성경을 배우냐?’ 그러나 지금은 없어졌어요. 아무 어려움도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집사도 아닌 사람이 장로들을 4명 앉혀두고 공부를 한 반이 있습니다(웃음). 아무 잡음이 없었다면 믿겨지십니까? 그런데 정말 그랬어요. 목사님들도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 교회 안의 분위기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부분과, 진심으로 공부하며 배우는 부분 중에 어느 쪽이 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양쪽이 다 있겠죠. 그러나 진심으로 배웁니다. 장로들에게 ‘왜 당신 거기 가서 배우냐?’고 한마디 하면 아주 굉장한 반대를 받을 겁니다. ‘목사님 어떻게 사람이 다 압니까? 내가 모르는 게 있지’라고.


▶ 이러한 구조를 이루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죠?

- 당회원들의 의식구조 변화죠. 제가 몇 번을 설득했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대통령이라고 하자. 그러나 내가 어떤 당에 가게 되면 그 당의 지배를 받는 것이 마땅한 이치라고 말입니다.


▶ 그러나 한국적 상황에서는 의식구조를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만일 이러한 목회를 한국에 접목한다고 했을 때 거기에 대안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성경을 공부하고 이것도 보통 방법 갖고는 안되고 정말 깊은 공부를 해서 말씀이 성육화가 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 교회 장로님들이 그렇게 된 것은 내 말에 움직여서가 아니라 말씀 앞에서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 말 갖고 무너지나요? 말씀이 정말 내 속에서 성육화가 되니까 가능한 것이죠. 말씀으로 돌아가고 말씀으로 살자하며 시작된 겁니다. 그런 면에서 얼마든지 한국교회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 직분자들이 더 이상 성장을 안 하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성경공부를 배우려고 하지 않고 가르치려고만 합니다. 정말 그분들이 성경의 사람으로 변해 간다면 왜 안 변하겠습니까? 말씀이 얼마나 위대한 것입니까?

그러니까 우리 목사님들이 개혁을 위해서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성경을 먼저 배우고 신앙적으로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성장한 다음, 성숙한 신앙을 갖고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 목사님은 목사님 시무하시는 교회를 보면서 미흡하다고 생각하신 적 있습니까?

- 많죠. 저희 교회가 행정적으로 잘 되었다고 하는데 내가 행정에 굉장한 약점이 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렇습니다.


▶ 하나 하나의 구역에 힘을 주었을 때 교회 전체를 이루는 그 힘이 약화되는 것을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 저희 교회에 처음 오신 목사님들은 대부분 그런 얘기를 합니다. 보니까 무질서하더라는 겁니다. 중구난방이라는 거죠. 그런데 지날수록 보이지 않는 질서, 엄연한 질서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갈 때는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는 교회’라고 평가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누가 통제를 하지 않아요. 그런데 교회의 응집력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행복하다고 하죠.

제가 <말씀목회 패러다임>에서 썼지만 ‘우리 교회는 인간이 신앙으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파라다이스를 이룬 교회다’라고 했습니다. 교회에 갈등이 없습니다. 행복한 교회죠.


▶ 교회에서 만족도를 조사해 보신 적 있는지요?

-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손님이 와서 보니까 우리 교인들 전체가 너무 행복한 것처럼 보이니까 그분들이 이렇게 질문했다는 겁니다. ‘우리 보이려고 행복한 체 하는거냐, 아니면 진짜 행복하냐?’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교인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체 할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 제가 볼 때 교회가 어떤 비전이나, 어떤 프로그램이나, 어떤 이슈를 갖고 있느냐 보다 교회가 갖고 있는 중요한 매력은 만족도거든요. 그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봅니다. 목사님 보시기에 교인들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 제가 볼 때는 90% 이상일 것입니다.


▶ 앞으로 어떻게 목사님께서 한국교회를 위해서 일하시고 싶으십니까? ‘말씀목회 연구원’도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활용하실 것인지요?

- 저도 참 답답합니다. 저는 미국에 있고… 첫째, 우리 목사님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당장 사용하여 교회가 부흥될 것만 찾아 다니는 분들이 많아요. 자신은 다 허물어져 버리고 없는데 방법론만 갖다 붙인다고 교회가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전도 강좌’도 필요하지만, 그러나 교인들의 뿌리가 흔들리는 가운데 전도를 강조한다면 그 교회는 건강한 교회가 아닙니다. 저는 요즘 <말씀목회 패러다임>이라는 책을 쓰면서, ‘아, 이것은 신앙의 뿌리 운동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뿌리를 튼튼하게 해 주고, 성장하게 됩니다. 은사활동하면 전도하게 되어 있다는 겁니다. 시간이 걸려도. 그렇게 성장한 교회는 튼튼합니다. 그 셀목회에서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만약에 박해가 와서 목사 없어지고, 건물도 없어지고, 교회 조직이 없어져도 너희들은 남겠느냐?’고 말입니다. 이것은 심각한 질문입니다. 저도 우리 교회 가면 이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 교인들 대부분은 ‘우리 교회는 존재할 수 있다’고 답변합니다. 왜냐하면 그래도 우리 교회의 사도회는 모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 책을 많이 쓰셨는데 앞으로 더 쓰시고 싶은 책은 무엇입니까?

- 몇 가지 있습니다. 이야기 설교학에 대한 책, 이것은 자료는 다 되어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예수 목회학이라는 책을 쓰고 싶어요. 성경을 연구하다보니 복음서를 통해 예수님이 가르치신 목회학을 쓰면 훌륭한 목회학이 될 것 같습니다.


▶ 한국에 목사님이 자주 오시는 것에 대해 교인들이 잘 이해하나요?

- 머리로는 이해가 되고,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웃음).


▶ 방향을 조금 바꾸겠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면 저도 그런 질문을 할 자격이 있는지 부끄럽습니다. 한국교회가 최대 위기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 중에는 선교 2세기를 넘기면서 겪어야만 하는 필연적인 과정도 있겠지만 목사님께서 보시는 한국교회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제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참으로 말하기 어렵군요. 저 자신도 약점 많은 인간이지만, 외국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한국교회는 뿌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검불을 잡으려고 하는 목회 양상을 보입니다. 그래서 미국에 온 목사님들이 한국교회를 돌아보고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에서 얘기를 많이 합니다. 숫자 많이 모이는 것을 부러워하지만 ‘야, 너희 교회는 예배당만 있지 아무것도 없더라’는 말로 공격합니다.

결국 한국교회에는 구역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곧 셀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에 작은 교회의 의미를 두어서 말입니다. 구역장은 목사의식을 갖고, 그것이 하나의 살아 있는 핵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뻗어나가면서 전도가 되고, 그러면 결국 교회가 살거든요. 그러나 오늘날 구역을 단순히 이용하기 위한 조직에 불과하기 때문에 힘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장점이라고 한다면 저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기도의 힘도 강하고, 성경을 정말 사랑하는 교회이고, 열심히 성경을 읽고 전도하려고 노력하고, 가난하지만 선교하는데 힘쓰는 게 우리 한국교회 성도들입니다. 저는 성도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안 봅니다. 우리 목사님들이 정확한 진단을 하고, 정말 오늘날의 교회가 어떻게 될 때 주님의 교회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하고, 자기 명예나 자기 영광을 위해 목회하지 말고, 예수님의 교회로 목회하는 목사로 돌아간다면 한국교회에는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 그렇게 되면 언제나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신학교육입니다. 지금 예배당신학과 신학교 신학이 분리되어 있는 이 문제가 보통문제가 아닌데요. 목사님께서 보시는 신학교 교육에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신학교 교육에 삶이 배제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신학교 강의가 추상적인 논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목사님들이 삶에 뿌리를 내리기가 힘든 겁니다. 신학생들도 이것만 갖고는 안된다라며 공허를 느끼는데 신학생들 힘만 갖고는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신학생들 사경회를 하면서 그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선배들 따라가려고 하지 말라. 선배들 20년 후면 고물 목회 된다. 20년 후에는 완전히 다른 세대야. 그러니까 너희들이 정말 고민하고 갈등하고, 또 기도하면서 너희 목회를 만들어가라. 그래야 한국교회가 소망이 있다. 무조건 큰 교회 답습하고, 그 교회 목회자 설교 스타일, 교육 스타일 따라 하면 안된다. 큰 교회 될 것이다라는 망상을 버려라. 그리고 고민을 하고 일부러 고생도 해 보고, 하나님을 체험해라. 그래야 그 체험을 갖고 가서 말씀을 가르칠 수 있고, 성도들은 삶에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 교수들이 학문성은 상당히 발전했는데 목회를 모르는 것이 큰 문제 아닙니까?

- 아직도 한국은 신학이 높은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교회와 대등한 관계에서 교회는 신학을 가르쳐야 하고, 신학은 교회를 지도해야 하며 상호관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 교회가 신학교에 관여를 너무 많이 하니까 신학교가 정치에 의하여 바람을 타고, 또 신학교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니까 무능한 교수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절대 자리를 놓지 않고 끝까지 차지하는 모순도 발생합니다. 균형을 이루어야 하겠지요. 이제 개인적인 질문을 좀 하고 싶습니다. 목회를 그 동안 어디서 얼마나 하셨는지요?

- 한국에서 시골 목회 3년, 신광교회 부목사로 5년, 그 다음에 동일교회에서 7년, 그리고 복된말씀교회에서 4년 했습니다. 군대에도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는 목사가 거쳐야 할 것을 다 거쳤습니다. 산골교회에서부터 박박 기면서 농부들 하고도 살아봤고, 부목사도 해봤고, 기관목사도 해봤고, 서울 목회, 미국목회도 해 보고, 언론에도 있어 봤고, 신학교 강의도 하고, 미국에서는 13년을 지냈습니다.

미국에 간 이유는 당시 나이 40대 중반이었는데 교회에서 목회를 하다가 보니 권태가 오더라구요. 그 권태가 뭐냐 하면 목회에 대한 회의가 온 겁니다. 당회장이 되니까 심방도 맘대로 못 가는 겁니다. 담임목사가 심방을 가겠다고 하면 ‘아, 준비 안됐으니까 오면 안된다’고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목사들이 사우나나 하고 맘에 맞는 사람들이 호텔에 앉아서 얘기나 하기 일쑤였습니다. 그 때 고민한 것이 뭐냐하면 ‘다시 한 번 인생을 시작해야 될텐데’라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빛내리교회가 저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1년 동안 다른 목사님들은 안 보고 저만 와야 한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재수 없게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하나님이 보내신 거였습니다. 만일 미국에 가지 않았다면 말씀목회 패러다임을 만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 그런데 미국 구조 속에서 쓰셨기 때문에 한국 목회자들이 활용할 때 변환시켜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이제 또 하나님께서 한국으로 부르시면 또 한국으로 들어와야 합니까?(웃음)

- 그래서 제가 신학교 강의하면서 그런 얘기했습니다. ‘나 65세에 교회 은퇴하면 신학교 와서 1년 정도 강의할 것이다. 봉급은 받지 않겠다, 다만 잠자리만 다오’ 그랬는데 모두들 ‘아멘’ 했거든요. 저는 신학생들에게 강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일 처음 와서 하고 싶은 일이 신학교 와서 학생들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 신학교도 우리 교단 신학교도 있지만 한국교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직접 강의도 필요하고, 글도 필요하고, 공개 세미나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대외적인 활동도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제가 아직 한국교회에 못 나오는 이유는 나이가 있는데, 결국은 샘플 교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강의만 갖고는 안됩니다. 이렇게 목회하면 이런 교회가 된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하는데 이런 모델을 보이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빛내리교회 열매가 맺어지려고 하는데 그것을 끊어버리고 여기서도 이루지 못하면 내가 지금까지 추구한 것은 없어져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빛내리교회를 마지막 단계까지 올려놓고 말씀으로 목회하면 어떤 결과가 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글과 강의를 통해서 한국을 돕고 싶습니다.


▶ 그 부분이 후임자를 통해서도 이뤄져야 할 텐데 지금 몇 년이나 남았죠?

- 65세에 은퇴한다면 5년 남은 거죠. 우리 교회는 독특한 교회라서 아무나 후임자가 와서는 도저히 이끌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는 것이 말씀목회를 이해하면서 성서를 갖고 목회할 사람을 지금 찾고 있습니다.


▶ 서둘러야 겠습니다. 바통을 잘 물려주지 못하면 목사님의 수고가 무너질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 그렇습니다.


▶ 없으실 경우 저를 부르시면 제가 가겠습니다(웃음)

- 좋습니다. 오십시오. 저희 교인들이 성숙해서 웬만한 목사가 와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믿음도 있습니다.


▶ 저도 사실 가서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 우리 교인들이 어느 정도로 성숙하냐 하면 자신들이 개인적인 문제로 목사에게 사사건건 전화하는 일이 없습니다. 구역 안에서 서로의 아픔을 부둥켜 안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목사는 최대한 시간을 들여서 기도하고 성경공부를 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 목사님에 대한 순종도는 어떻습니까? 포도송이의 꼭지는 목회자가 잡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그것은 제가 잡고 있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지도력은 제가 0점이에요. 그런데 저에게 있는 게 말씀의 은사, 지혜의 은사, 가르치는 은사입니다. 그것을 보면 저는 지도력을 갖고 끌어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말씀을 전하고 교인들은 저를 존경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지도자가 된 겁니다. 앞에서 끄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교회 가운데 들어가 있고, 교인들에게 둘러싸여 교회가 움직여 가는 겁니다. 교인들이 알아서 움직여 가는 겁니다.

새들벡에서 나온 은사 테스트를 해보니, 우리 교회에서 제일 높은 은사는 믿음의 은사였습니다. 730명을 해봤는데 믿음의 은사가 최고로 나타났습니다. 믿음으로 하면 된다는 것을 믿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다 “전도하라”, “기도하라” 하니 쉽게 되는 겁니다.


▶ 이단문제는 한국교회 여러 분야를 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한국교회 이단문제를 대처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저는 간단하게 봐요. 결손가정에서 결손자녀가 나오는 겁니다. 우리가 이단을 아무리 극복하려고 노력해도, 계속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은 교회가 병들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 이단들은 돈이 많아서 비싼 광고를 내는 것을 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단들이 저희 달라스에 오면 힘을 못 씁니다. 지역마다 사명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활개를 못 치는 겁니다. 교회들이 자기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첫째로 교회가 건강해야 하고, 둘째는 성경해석을 교회가 바르게 해줘야 합니다. 우리가 관주식 성경해석을 해 왔는데 이것은 이단들이 더 잘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단 밥을 만들어 준 것과 같습니다. 먼저 성경해석을 잘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교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연합전선을 펴야 합니다. 예산을 세우고 지원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는 세계가 하나인데, 저쪽이 썩으면 같은 방죽 안에서 이쪽도 썩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희가 썩으면 우리까지 죽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저기는 썩어도 여기는 괜찮겠지라는 의식이 서로를 병들게 했습니다. 아까 얘기했지만 이제는 이단 문제에 대하여 전문적인 연구를 하게 하고, 그 전문적인 연구가 교회에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는 채널을 만드는 데 교회들이 지원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게 안 되고 있어요.

저는 옛날에 고인이 된 탁명환 씨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던 것이 있어요. 교회의 지원이 없으니 소신껏 일할 수 없었다는 점이에요. 탁씨가 테러를 당해서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제가 찾아 갔는데 막 울더군요. 참으로 착잡했습니다.

이제 그 짐이 최목사님께 갔다고 보여지는데 그래도 최목사님께는 장점이 많습니다. 하나는 목회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최목사님은 성서적인 배경을 튼튼히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목사님은 목회를 하시니 동역자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도 큰 유익이라고 봅니다.


▶ 감사합니다. 목사님. 이제 마지막으로 앞으로 갖고 계신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이제 조국교회를 도와야 한다는 심정이 뜨겁게 일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만,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3박4일 정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봉사하려고 합니다.


▶ 대부분 인간은 자신들의 신앙 운동을 절대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지나치게 자신들의 것을 강조하고 다른 것은 포용하지 못하는 경향을 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한 역반응이 생겨서 좋은 이론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배척을 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셀목회에 대한 저의 아쉬움도 그렇습니다.

- 그런 점에서 셀목회도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너무 성급하게 목회 현장에 접목하려는 사람들을 봤습니다. 그러나 두 날개를 가진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옳은 얘기라고 봅니다.


▶ 가족관계를 얘기 해 주시지요.

- 아들만 둘 있는데 큰 아들은 30세로서 지난 번에 결혼을 했습니다. 유니온에서 부부가 모두 Ph. D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프린스턴 신학을 졸업하고, 한국과 미국을 아니까 유럽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유럽으로 유학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 좋은 후계자를 두셨군요.

- 그러나 세습은 안 시킬 겁니다(웃음). 지금은 구약학을 하고 있죠. 그리고 둘째는 법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국제법을 공부해서 한국을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갔지만 한국말을 잘 합니다. 목회자가 되려는 생각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경제학도 전공을 했기 때문에 국제 경제법과 관련해서 한국을 돕고 싶다고 합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하나님이 인도하시면 한국 들어와서 살 것이라고 봅니다.


▶ 목사님 긴 시간 이렇게 좋은 말씀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삼경 sam5566@hanmail.net
월간 <교회와신앙> 발행인, 빛과소금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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